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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8회 작성일 21-02-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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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이트에 글 작성중 문제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혹시 사이트 게시글 작성에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는지 해서요. 

아주 긴 글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는데, 글자가 모두 안올라갑니다. 



지난 설에 나는 본가에 가지 못했다. 직장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아이가 아프다는 이유로 가지 못한 적은 몇 번 


있다. 그러나 강력한 국가권력의 통제 아래, 나의 자유로운 


의지를 꺾어야만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나는 국가적 방역 지침에 협조할 의무가 있고 또한 


충실히 따를 의향이 있다. 전대미문의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에 나의 아내는 자유를 느꼈으리라. 내 저열한 밑바탕에 


깔린 자유주의의 함성은 결국 그녀를 위함이었던가. 나는 


지독하게 몰아치는 전염병의 기세에 '한시적 국가주의자'


로의 전향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어느덧,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22명을 넘어섰다. 


남도의 찬 바다에 수몰된 그들이 304명이었다. 5배가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나는 대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무기력함을 느낄 뿐이다. 


그들은 의료진과 병원이 있는 육상에서 귀천했고 


해군과 해경이 있는 해상에서 귀천했다. 모두가 아프고 아픈 


상처들이지만 다만 어느 상처에는, 정치라는 몹쓸 것이 기어


들어 고인 피를 빨아먹었고 벌려진 상처는 결국 봉합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나는 그들이 누군지 안다. 그대들은 알고 있는가?


 


때론, 작고한 어느 대통령이 남긴 말처럼 '삶과 죽음은 하나'


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믿겨지지 않는 어느 날에 사유


로서의 하나가 아닌 사실로서의 하나, 포실하게 부풀어 오른 


발을 겨우 내디디며 제 부모의 품에 안기던 순백의 그날처럼 


'나 이제 왔어. 조금 늦었지?' 라고 말하며 현관 앞의 공백에 


운동화 한 켤레 채워 줄,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하나 말이다.


 


연이은 세월호 관련 기사들을 봤다. 판결의 대상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이미 죽고 없었다. 진실을 요구하는 유족들


은 아직 그곳에 있다. 있고 없음이 명확한데 우리가 찾는 


진실은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썩은 정치인들이 그려낸 


슬픈 이 사회의 자화상, 우그러진 그 안의 댓글들은 더욱 참담


하다. 그러나 그러지 말자. 다 키워놓은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은 우리들 중 그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유족에 대한 예의는 지켜줬으면 하는 나의 마음이다. 


 


우여곡절 끝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2, 1.5단계로 하향 조정


됐고 자영업자들에게는 가뭄에 단 비와 같은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기준으로 일부 업종의 22시 영업시간제한은 


많이 아쉽다. 출퇴근 시간 가득 들어찬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상황을 보자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전례 없는 전염병의 역습 


앞에 우왕좌왕하는 것은 결국 같은 인간이라는 이유로 봐줄


만한 것이다. 


나는 그러한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정부 관계자의 고충을 


이해하고 일선 의료진들과 관련 공직자들의 희생에 온 힘으


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고혈을 짜내가며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빠른 회복을 빌 뿐이다.


 


후보들이 간추려진 보궐선거판은 포퓰리즘 논쟁이 한창이다.


나경원 후보와 박영선 후보는 저출산 관련 대책으로 한 번씩


설전을 주고받았고, 나 후보의 1.17억 원의 저출산 지원 공약


을 두고 '결혼과 출산은 돈이 아닌 행복','현실 부정 안돼' 등의 


말이 오갔다고.


 


한 가지 밝히자면, 나는 '다다익선'이 아닌 '적재적소'를 


말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뜻에 동의한다. 그리고 그 


'적재적소' 안에, 저출산 문제 또한 포함돼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전 국민 대상이 아닌, 마땅히 풀고 넘어가야 할 문제


에 재정을 푸는 것, 그것을 단순히 포퓰리즘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문득, 그날이 생각난다. 둘째를 가졌다는 아내의 말에 나는


축하한다는 말을 겨우 건네고 안방 화장실에 숨어들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들어 통장 잔고와 보험계약대출을 살폈


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미안하고 가슴 아팠다. 


그것은 현실적인 비참함이었다. 과연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일까.


 


박영선 후보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돈이 전부라고 


말하기엔 특히 결혼, 출산, 육아는 정서적 가치에 기대는 


바가 크다. 돌봄의 확장과 '경단녀' 해소를 위한 육아 분담


을 말씀하셨던가. 좋다. 


 


그러나 두 분 모두 유념해야 할 것은 각종 여론 조사에 


성별 구분 없이 공통적 비혼 사유로 등장하는 그놈의


'집값'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다.


사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의 성추문으로 


인해 치러지는 게 아닌, 주거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치러지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의미에서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난, 다소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박영선 후보의 부동산 대책이 다행이고 강남, 강북 안 가리는 


재개발, 재건축의 활성화를 내세운 나경원 후보의 대책이 


보기 좋다. 그러니 두 분 한번 열심히 싸워보시라. 


다만 박영선 후보에게는 -10점 감점한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나는 민주당이 싫기 때문이다.


 


또 다른 표퓰리즘 대전은 이곳에서 격렬하다. 심지어는 


이역만리의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끌고 들어와 갑론을박이다. 


이재명 도지사가 교황의 이탈리아어 메시지 중 일부인 


'salario universale' 를 근거로 기본소득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자 임종석 전 실장이 이에 대한 반박의 근거로 


이탈리아어인 'salario universale' 가 영어 번역본으로는 


'universal basic wage' 이라는 사실을 내세워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한국 일이나 잘 살피시라. 


 


설렁탕에 깍두기 국물이나 잘 말면 되지 


왜 뜬금없이 이탈리안 토마토 소스를 찾는가.


 


르노 부회장은 르노삼성을 상대로 생산력 향상을 요구하며


경고장을 날렸고 노조는 파업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군산GM을 통해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넘어선 대기업의 '철수효과'를 뜨겁게 맛봤다.


최고급 인력과 기술력은 갖춘 원전은 수 조원의 해외 시장을 


넘보기도 전에 이미 해체 수순이며,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을 놓고 대만의 TSMC를 


맹추격하고 있으며 10조짜리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텍사스 


주정부와 세제혜택을 두고 교섭중이다. 관세 측면이다, 


글로벌 생산 기지의 선제적 확보일 뿐이다, 말은 많지만 그 


글로벌 기업의 총수는 지금 의왕의 감빵에서 자기 속옷을 


손빨래하고 있는 중이다. 손이 아주 시릴 것이다. 이러한 


슬픈 현실 속에서, 나는 10조짜리 지속 가능한 알짜배기 복지


를 보게 되는데 그들 눈에는 어떨까 싶다. 


문득 궁금하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는 이탈리아어로 뭐라 하는가?


아니다. 이 말을 한국어로 설명해도 그들은 모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상호 의원이 남았다. 나경원 후보와 23억 강남 


재건축과 23만 반지하 서민을 두고 설전을 벌인 그가 다시 


화제다. '박원순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말로 2차 가해 논란의 


중심에 선 그가 곧이어 故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또다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차 가해 논란은 차치하고 고인을 기리며 무릎 꿇은 한 


사람의 모습은 좋은 기삿거리요 아름다운 그림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민주당의 복이다. 


국민의힘을 봐보라. 그들은 원로 정치인을 뵙기 위해 


교도소나 구치소에  임장해야 한다. 면회실의 구멍 뚫린 


격벽을 사이에 두고 수화기를 든 채 당신의 정신을 계승


하겠다 말해야 한다. 아름답기나 하겠는가. 


이것은 우습고도 처참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死의 공소기각보다 生의 유죄판결이 


더 가치 있다고 본다. 죽지 않고 살아서 정치의 성역화가 


되지 않았음에 그들이 가상하다. 부관참시 당하듯 죽어서도 


이리저리 정치판에 끌려다니는 수모를 겪게 되지 않아서, 


그로 말미암아 인간의 존엄성을 살아서 지켜냄이 더 큰 복이다.


 


죽음과 민주당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수어지교, 지란지교다.


나는 그것을 알기에 우상호 의원의 행보가 낯설지 않다.


 


그러니 이제 그만하시라. 


그리고 살아 있는 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라.


살아 있는 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시고


살아 있는 아이들의 죽음을 막아주시며 


살아 있는 인간 우상호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라.  


기꺼이 들어주겠다. 나는 죽지 않고 살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뉴스거리가 있었고 기사 안의 문자는 


눈 안으로 들어와 가슴 앞에 멈췄다. 늘 그랬다. 정치와 


민생은 아직도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어디 


정치인들만의 잘못이겠는가. 나는 국민들이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랄 뿐이다. 


정치, 재미없지만 아주 가끔 웃기다. 그 맛에 보는 거라 


생각한다. (V논란은 압권이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는 역병 앞에 헛되다. 


새해에도 음성인 자로 남으셨으면 한다. 


후유증이 거세다고 하니, 나는 그것이 최고의 복이라 믿는다. 그리고 힘내시라. 


힘을 내지 않고서는, 아아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출처] 세상 이야기|작성자 조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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